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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에 미락이라는 분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게 바깥에서 보면 웬지 허름한 것이 일반 분식점의 평범한 모습입니다. 만두를 쪄내는 자판이 문앞에 있는 것을 보아 만두를 주력상품으로 하는 분식점이 틀림이 없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동료들과 저녁식사를 하러간 이후 우리는 미락분식점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음식이 탁월하게 맛있거나 특별나지는  않지만 정갈하게 담겨진 밑반찬이 맛을 돋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 아주머니의 인심이 후덕합니다. 볶음밥을 주문하면 아주머니는 얼굴 온가득 미소를 머금고 음식을 내어오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4인분같은 2인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제로 음식양은 4인분에 해당하는 양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개업초기니깐 그렇겠지라고 생각한 것이 2번, 3번 갈때마다 아주머니의 넉넉함은 더해만 갑니다. 만두국을 주문하면 공기밥을 추가주문하지 않았음에도 슬쩍 한공기 퍼오셔서는 모자라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라는 말씀을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점심시간이면 이상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 허름하고 보잘것 없는 분식점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행렬이 점점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변 음식점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뛰어난 인테리어나 고급스런 맛을 자랑하며 즐비한 음식점과 경쟁하는 미락분식점의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미락분식집의 영업전략을 살펴보자면 그 자체로는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왜냐면 2인분의 원가를 초월하는 4인분의 볶음밥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실속을 들여다 보면 미락분식집은 미락만의 브랜드구축과 확산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브랜드 구축이라 함은 분식집을 찾아주는 고객과의 '정서적 판로'입니다. 미락은 고객들에게 정서적으로 고향집을 찾은 듯한 '넉넉함''인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정서적 판로에 기인하는 신뢰만 구축되어 있다면 그것에 어떠한 물건을 얹어서 팔더라도 성공하게 되어 있는 법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도 이러한 것입니다. 어떠한 서비스나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익은 절대 매출 빼기 원가가 아닙니다. 적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는 그러합니다. 고객의 신뢰 곱하기 고객 수가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익의 원천이자 근본입니다. 소비자가 기다려서라도 그 가치를 얻고자 할 정도라면 마케팅은 성공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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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ang2ya.tistory.com BlogIcon 당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아하고 있을 쌈바이님 표정이 보이는 거 같은데요? ㅋ

    2008.01.03 09:46
    • Favicon of https://econoblog.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흠..쌈바이님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는 차원에서 얼굴을 가렸것만 금방 알아버리시는군요 +_+ 그날 쌈바이님이하 저희는 행복했답니다.^^

      2008.01.03 16:29 신고
  2. Favicon of http://blog.ssambai.com BlogIcon ssamba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바로 작은 씀씀이에 감동받는 고객의 마음이지 싶습니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조금의 배려로도 큰 감동을 줄 수도 있다는 결론일 수 있죠.
    저는 저 밥 한톨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웠답니다.^^. 인정을 다 받아 먹은거지요.ㅎ

    2008.01.03 10:46
  3. Favicon of http://onalog.tistory.com BlogIcon 코오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찌 보면 맛 보다는 "정"이라는 단어에 끌리는 곳 같네요.
    그 포근함이란...
    저희 회사 앞에는 왜 저런 식당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다 먹으면 바로 나가라고 눈치 주는 곳 뿐이 없으니까 말이죠.
    저 사진을 보니. 고등학교때 친구 어머니께서 "더 먹어 더 먹어" 하며 밥을 주시던 모습이 생각 나네요..^^

    2008.01.03 20:55 신고
    •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락분식점의 주인 아주머니의 눈을 보면 참 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그 식당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먹으면 나가라고 눈치주는 식당이라 먼가 자신감이 고객의 신뢰보다 앞서는 맛을 가진 식당인가 보죠?ㅎ

      2008.01.24 02:03 신고
  4. Favicon of https://hansfamily.kr BlogIcon 마래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기 좋은 모습이고 성공의 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추가' 제공이었던 부분이 '의무'가 되어 버리게 됩니다.
    그런 '의무'가 더 큰 발전이나 성장에 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2008.01.04 14:47 신고
    •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그럴수도 있게다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더 큰 효용을 주기 위해서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될지도 모르겠군요.

      2008.01.24 02:04 신고
  5. Favicon of https://savekufilm.tistory.com BlogIcon 매직티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부를 때 듣는 더 먹으라는 말은 싫은 듯 싫지 않아요ㅎ
    배려, 그리고 신뢰.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인 것 같습니다.

    2008.01.06 14:17 신고
  6. Favicon of http://iceflower.tistory.com BlogIcon 활의노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흐흐흐.... 이 추운(작년에 비하면 더운편이지만) 날씨에 순두부찌게와 공기밥 그리고 인심으로 속 뜨시게 하고 나오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죠.

    그나저나.......................맛있겠다 츄릅 -ㅠ-

    2008.01.09 16:28 신고
  7. Favicon of http://www.funnygames.co.uk/power-rangers-games.html BlogIcon power ranger game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부를 때 듣는 더 먹으라는 말은 싫은 듯 싫지 않아요ㅎ
    배려, 그리고 신뢰.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인 것 같습니다.

    2011.05.2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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