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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현대 자동차 노조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에 대한 말들이 많습니다. 그 논란의 핵심에는 FTA와 노조파업을 연결시켜 진행시킨 의사결정에 대한 정당성일 것입니다. 그들 내부에서도 이미 파업에 대한 회의적 의견들이 나올정도니까요.[“현대차 망하지 않게 제발 도와주세요”]
블로고스피어상에서도 논쟁이 뜨겁습니다. 그런 논쟁에 의견하나를 더하기 보다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번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제 생각을 피력해 볼까 합니다.

# 합리적 무시[Rational ignorance]
미국의 경제학자 맨서 홀슨은 특정 이익집단이나 단체가 자신에게 선별적으로 돌아가는 이익을 마치 공익이나 국익을 위해 주장하고 제창하는 것이 실은 철저하게 사적이익을 추구할뿐이라는 집단행동의 논리를 주장했습니다. 가령 어떤 정책이 자기집단에게 100억의 이익을 가져준다는것이 확실하다면 그로인해 국민에게 돌아갈 피해가 1,000억이 된다한들 관여하지 않고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한다는 것입니다.

좀더 쉬운예를 통해 설명해보겠습니다.[각주:1] 양초를 만드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기업에게 경쟁이 되는 수입 전구회사가 국내진출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자신의 입지가 좁혀지고 매출감소를 우려한 양초회사가 모든가정의 창문크기를 제한해 빛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양을 극소화하는 입법안의 로비를 진행하고, 동시에 수입전구의 국내진출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이런 로비와 시위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략 5억원이라고 가정합니다. 또한 이런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발생하는 국민들의 불편을 100억원이라고 가정합니다.

이 양초기업로 인해  상대적으로 겪게 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수많은 국민중 10명이 모여 입법안에 반대하는 로비를 하는경우 그들처럼 동일하게 5억원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5,000만 국민에게 돌아가는 편익은 200원 정도가 됩니다.(불편 100억원을 5,00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편익은 200원) 즉, 이말은 양초기업을 상대로 반대 로비하는 것을 포기하더라도 국민 1인당 돌아가는 불편은 200원정도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할 유인이 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또한 입법안 추진 반대를 위해 모인 10명 또한 1인당 5억원을 감수하면서 로비를 진행할리만무하겠죠. 로비가 성공한다면 자신에게 200원이 편익이 돌아올텐데 굳이 5억원을 투자해서 양초기업의 입법화를 위한 로비에 맞설 유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일반적으로 합리적 무시(Rational Ignorance)라고 합니다. 위의 상황처럼 전국민 모두가  5억을 분담해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받을려고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수없이 쪼개어진 편익의 값(200원)을 추구하기 위해 절대다수는 적극적이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왜냐면 국민들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국민적 정서도 이런 합리적 무시를 초래합니다. 최근 기름값의 상승으로 서민경제의 체감 물가지수 또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은 잠시 투덜거리기는 할뿐 적극적으로 그들의 가격정책에 맞써 대응하지 않습니다. 맞서서 대응하는것보다 몇백원의 손해를 감수하는것이 비용 편익차원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 현대자동차 노조와 합리적 무시
우리는 현대자동차가 설립되고 생산라인을 가동한 지난 20년동안 19년간의 파업사태를 합리적으로 무시하기만 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국민전체 우리경제 전체가 입은 피해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그 피해액은 어마하리라 추측됩니다. 하지만 이를 국민 개인당 비용으로 나눈다면 그 피해액은 경미한 수준이겠죠? 이때문에 19차례의 파업에도 국민들은 관망하는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이번 현대자동차 노조의 FTA반대 파업 또한 그런맥락에서 이해할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 내부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진 않습니다.(물론 그들의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한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최소한의 투쟁마저 모두 싸잡아 비난하는것만은 절대 아닙니다. 그럴생각도 없구요.)

허나 그들이 알아야 할것이 하나 있습니다. 국민들의 합리적 무시가 오히려 먼훗날 그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작용할수 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에게 진정 위기가 도래했을때도 동일하게 이러한 합리적 무시는 당연히 적용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장 국민들의 무관심은 그들에겐 이득일지 모르겠지만 잠재적으로 현대자동차에 대한 나쁜이미지만을 확대하는 결과는 회피할수 없기 때문에 기업내부적으로 수익성 악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원감축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는 또다른 파업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깨달아야 할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지금 내세우는 집단적 이익의 수준을 현저히 넘어서는 수준임을 깨달야 할 것입니다.

그들로 봐선 그들이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것은 국민들을 설득할수 있는 대의 명분을 찾는것입니다. 그들에게 등을 돌린 국민들의 합리적 무시가 증오의 무시로 바뀌기 전에 말입니다.
  1. '수필로 엮은 경제학', 박병호 편역중에서 예시 일부 차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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